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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봄을 관통하고 있는 요즘이다.'봄'을 테마로 만들어놓은 플레이리스트는 이미 4년이나 지나있다.4년 동안 나는 무얼했나.일터에서 '관리자' 생활을 하게 된지 몇 달이 지나자,희안하게도 스스로 변태인지 진화인지 모를과정을 거치고 있는듯하다.이 자리에 오래있게 되면 너무나 일과 자신을 일체화해서급기야는 내 선배중 누군가처럼 '혼동'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것 아닐까?어서 이 미션을 완수하고 벗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나'는 그래서 지금 어디에 있나?'나의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나의 가치'는?'내가 좋아하는 것'은?'나의 길'은?
어제는 끝내 눈물을 터뜨려버렸다.요근래 참고 있던 정체모를 물질로 뒤섞인 지저분한 감정의 덩어리들이 곪아 터지듯이한참을 울고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를 못했다.트리거는 가장 절절히 사랑하는 한 남자, 큰 아들에게 공격당하고그 동안 그애가 그리웠던만큼이나 벌어진 가슴에 칼이 내리 꽂히는 느낌을 받았다.그렇다고 마음을 열고 있으면 안되나, 그것도 어려운 결정이다.주말마다 바쁘게 이것저것 비생산적인 일들을 하면서 돌아다닌다고감정을 제대로 처리할 기회도 없었는데,아무튼 하루를 온종일 드러눕고 나니 조금 후련한 것 같기도하다.감정의 정체는 아직 잘 모르겠다.예전에는 오히려 더 원인이 명확했는데, 이제는 더 뿌옇게 흐려져서단지 나이가 들면서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장애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삼십대때까지 가지고 있..
'Dilettante'(딜레탕트)는 예술, 학문 등을 직업으로 삼지 않고 취미로 즐기는 사람을 뜻하며, 때로는 깊이 없이 피상적으로만 아는 사람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가지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어 'dilettare'(즐기다)에서 유래했으며, '아마추어'(amateur)와 비슷하지만 좀 더 전문성 부족이나 얄팍함을 강조하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삼십년넘게 맡았던 조국의 겨울냄새가 정겨운 시절이다.출근길 집에서 나왔을 때 바로 느껴지는 한국땅의 토속적인 겨울냄새,아메리카에서는 이 냄새를 못 맡아서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불현듯 앞에 앉은 8살 꼬맹이가 미국에서 살던 동네가 그립다는 말을 했다.살던집도 그립고 동네도 그립다고.어쨌든 이 아이에게 저장된 추억의 형상은 나의 것과는 다르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각자는 각각 다른 시간의 plane을 지나고 있고 이 순간 그 plane이 교차하는 것일뿐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1. 5년짜리 연구제안서를 냈다.앞으로 5년동안 스스로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는 격이다.족쇄를 차는게 좋을까, 안차는게 좋을까도 잘 모르겠다.그냥 눈앞에 발로차기 좋게 생긴 돌맹이가 있는데 차버릴까 말까하는 건지도 ..
연말이라 별 소득 없이 분주한 느낌이다.주말에는 해운대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바다전망 호텔에서 투숙도 하고,학계 사람들과 게임도 했다.어제는 의대동기들과 같이 골프라운딩도 하고, 밥도 먹고 돌아왔다.그 몇 일 전에는 펠로우때 친하게 지내던 선생님과 분위기 좋은 맛집에서 수다도 떨고 맛있는 밥도 얻어먹었다.미국에 있을 때의 생활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복받은 나날들인가...같은 나이대의 같은 직업의, 이렇게 성격좋은 친구들이 포진해있다는것.고향에서 같은 학교 선후배들과 친근감을 느끼면서 동료로 일 할 수 있다는것.그런데도 나는 만족을 모르고,끊임없이 현실에 대해서 불평하고,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 중에 내가 가지지 않은 것을 찾느라 바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공허함의 창고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더 채울 것이 ..
1. 고향미국에 다녀온지 3개월, 이제 어느덧 미국의 기억들도 fade-out 되어간다.다행스러운 것은 플로리다에서의 기억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는 것,플로리다를 떠올리면 그 곳에서의 권태와 외로움, 적막함이 씁쓸한 맛으로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그 곳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했을까?고향은 생각보다 더 따뜻하게 반겨주는 느낌이었고,운좋게도 다른 여건들도 돌아온사람이 적응하기에는 적당한 것 같다.고향이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좋은 곳이라는 것이 매순간 느껴진다.Everything has good and bad.출근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환자관련일을 조금 하고,과장업무가 늘어났고, 그에 따라 연구는 못하고 있다.올해까지는 연구는 좀 내려놓을까 싶기도 하다.골프 스윙을 연습하고, 가끔 영어 공부도 한다.영어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남들이 일컫는 미국생활을 여차저차 (또는 후다닥) 마무리짓고 어느새 여느때처럼 내 개인 연구실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소나타를 들으면서일기를 쓰고 있다.마치 순간 이동 또는 차원 이동을 한 것 처럼 느껴진다.이 공간에 대한 권리도 없어지게 되는 훗날에는 도심 한 중간에 주어진 안락한 개인연구실에서 클래식음악과 우롱차를 마시며 컴퓨터를 하는 이 순간이 그리운 날이 올터이다.원대한 계획, 하고 싶은 것, 해내고 싶은것, 이 생내에 이루고 싶은것과이 후에 결국 내손에 쥐어진 한줌의 보잘것 없는 것이게 내 삶을 가장 잘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내일이면 도착한지 7개월 되는 날이다.B는 다음달에 먼저 귀국을 하기로 하였고, 나는 1달 반가량을 아이들과 셋이 지내고그 이후에는 엄마가 합류해서 육아와 가사를 도와주기로 하셨다.이로써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짓는 것이다.훗날 기억하자면 플로리다에서 보낸 시간은 안타깝게도 거실에 멍하게 앉아 플로리다의 멍하디멍한 회색빛 블루 칼라의 하늘을 쳐다보거나추적추적 비내리는 회색빛 하늘, 찌든냄새나는 중고소파에 누워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몇 시간이고 이리저리 휘둘린 것 정도가 떠오를 것 같다.그리고 맛없는 커피.방심하는 순간 순간마다 무기력이 나를 덮치려 하지만저 이성 구석에 간신히 남아있는 의욕을 짜내어베가스라던지 보스턴이라던지 몇 몇 남은 여행 계획을 세워본다.내가 어린아이이던 시절 -아니면 대학생 ..
한겨울임에도 따뜻하기 그지 없는 세계 최강대국의 가장 따뜻한 주에서피흘리며 쓰러져가는 내 나라의 뉴스를 보는 심정이 참담하다.아이러니하게도내 나라의 한복판에 있을 때는 그렇게 부당한 이 나라를 내가 버려야지, 민족주의는 철지난 가치다라고 생각했건만그 나라를 떠나 최강대국으로 와서 보니 내 나라의 불꽃이 꺼져가는 것이 이렇게 가슴아프다니어쩌면 나를 가리고 있던 여러겹의 외투를 벗으면가장 안쪽에 있던 옷은 민족주의라는 낡은 누더기옷이었을까.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추어 일주일을 플로리다 남부에서 보내고 왔다. 크리스마스에다 겨울방학기간이다 보니 극성수기여서 3성급 Inn 가격이 환불불가 가격으로 400불을 훌쩍 넘었다. 지난달에 칸쿤을 다녀온 직후라 해변 여행이 조금 지치기도하고, 예산도 아껴보려고 취소를 하려고 했더니 환불불가로 예약한터라 어쩔 수 없이 다녀올 수 밖에 없게되었다. 여행기간에 임박해서는 400불대의 숙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이 800불에서 1000불을 넘었다.미국인들은 왜 키웨스트에 열광하는가?결론부터 말하면 그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키웨스트의 호텔은 학생시절에 다니던 오랜만에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수준이었고 섬의 곳곳은 옛날 미국 영화에서 보던 광경을 떠올리게 했다. 크리스마스이다보니 여행객들은 대체로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