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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Rhapsodist@ 2025. 12. 17. 10:53

삼십년넘게 맡았던 조국의 겨울냄새가 정겨운 시절이다.
출근길 집에서 나왔을 때 바로 느껴지는 한국땅의 토속적인 겨울냄새,
아메리카에서는 이 냄새를 못 맡아서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불현듯 앞에 앉은 8살 꼬맹이가 미국에서 살던 동네가 그립다는 말을 했다.
살던집도 그립고 동네도 그립다고.
어쨌든 이 아이에게 저장된 추억의 형상은 나의 것과는 다르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는 각각 다른 시간의 plane을 지나고 있고 이 순간 그 plane이 교차하는 것일뿐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1. 5년짜리 연구제안서를 냈다.
앞으로 5년동안 스스로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는 격이다.
족쇄를 차는게 좋을까, 안차는게 좋을까도 잘 모르겠다.
그냥 눈앞에 발로차기 좋게 생긴 돌맹이가 있는데 차버릴까 말까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2. 한강작가의 '희랍어시간'을 읽고있다.
지금의 계절과 너무나 잘 어우러지기도 하고
문장 한 줄 한 줄 주옥같아서 대충 시간떼우기용으로 읽는게 작가에게 미안해질 정도랄까
플라톤의 철학이 이런 의미인지 처음으로 알았다.
구슬프게 아름다운 이데아
이런 대작가도 그리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개 의사나부랭이 나따위가 현재 수입이나 생활 수준에 불만을 가지는게 좀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모든 것은 상대평가니까.
대다수 불만은 내 주변에 있는 A보다는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있어야할 것 같은데
왜 더 적게 가지고 가는가에 대한 불만이다.
심지어 B보다 내가 조금더 많이 가지고 가고 있지만, 두세배는 더 가지고가야 마땅할 것 같은데
이런 우스운 생각들이
부끄럽게도 불평불만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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