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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곡/미국살이

Blue Christmas (Everglade, Miami and Keywest)

Rhapsodist@ 2024. 12. 28. 13:19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추어 일주일을 플로리다 남부에서 보내고 왔다. 크리스마스에다 겨울방학기간이다 보니 극성수기여서 3성급 Inn 가격이 환불불가 가격으로 400불을 훌쩍 넘었다. 지난달에 칸쿤을 다녀온 직후라 해변 여행이 조금 지치기도하고, 예산도 아껴보려고 취소를 하려고 했더니 환불불가로 예약한터라 어쩔 수 없이 다녀올 수 밖에 없게되었다. 여행기간에 임박해서는 400불대의 숙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이 800불에서 1000불을 넘었다.

미국인들은 왜 키웨스트에 열광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키웨스트의 호텔은 학생시절에 다니던 오랜만에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수준이었고 섬의 곳곳은 옛날 미국 영화에서 보던 광경을 떠올리게 했다. 크리스마스이다보니 여행객들은 대체로 가족단위였고 행복해 보였으나 평소 여행지에서 보던 사람들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주머니가 넉넉치 않아보였다.(확실하진 않다? 그냥 느낌.) 어쨌든 섬 곳곳은 색색의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아기자기한 소소한 건물들로 장식되어 있고 어딘가 모르게 락큰롤의 분위기가 있었다. (지나가면서 들은 다른 여행객 말로는 푸에르토리코와 색채가 비슷하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날 갔던 올드피어는 상당히 이국적이었다. 이국적인 미국 최남단 푸른 풍광에 미국의 가족적인 분위기, 항구의 활기찬 분위기에 덩달아 신이 났다. 비록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 계속 구름이 끼어있었지만. 어딜가나 푸른색. 하늘도 푸른색 바다도 푸른색. 그래서 락큰롤 가수는 Blue Christmas라고 불렀다.

키웨스트는 대부분 산호로 둘러쌓인 지역같았다. 대부분 이 지역에서는 스노클링을 하거나 배를 빌려나가서 낚시를 하거나 카약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데다가, 불과 한 달전에 칸쿤에서 실컷 놀고 왔기 때문에 24도 밖에 되지 않는 구름낀 날씨에까지 굳이 떨면서 배를 타고 나갈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키웨스트 좁은 도로를 어슬렁 거리며 보내게 되었다.

키웨스트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뜬금없게도 Hangover clinic 광고였다. 티비에서 지역광고를 하고 있었는데 연이어 3-4개의 iv clinic 의 광고가 나왔다. 하루는 한잔 캬~하고 다음날은 요트에서 다같이 수액을 맞으며 캬~ 하자 라는 내용의 광고였다. 이것이 실화인가 싶어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다. "여행지에서 소중한 몇 일을 날리실겁니까? hangover medical specialist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시간을 즐기세요!" 정말 좋은 사업 아이템이 아닌가? 그치만 이렇게 대놓고? 미국은 웃긴 나라다. 

에버글레이드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촬영할 것 같은 곳이었다. 곳곳에 악어들이 쉬고 있었고, 손바닥만한 새끼악어를 업고 다니는 야생악어도 구경할 수가 있었다. 야생동물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겠다 싶었다. 부자인 미국이 다행히 이 넓은 땅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아, 동물들도 이 지역에서는 한숨돌리고 살 수 있게 되었구나. 아이들과 트램을 타고 악어와 새들을 구경하고 돌아왔다. 자전거를 탔으면 최고였을 날씨였건만 둘째가 자전거를 아직 못타서 참 아쉬웠다. 무동력배를 타고 실천으로 들어가는 투어도 해볼까하다가 포기를 했는데, 다음에 마이애미에 또 간다면 그 투어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마이애미에 또 갈 일이 있을까?

마이애미 도시 자체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갔는데 기대가 없었던 탓인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다운타운 하야트가 비교적 저렴해서 급하게 예약을 했는데, 마침 교통이 굉장히 우수한 호텔이었다. 빌딩숲을 가로지르는 metromover 탑승장과는 연결되어있고, 바로 앞에서 무료트롤리도 탈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 whole food market이 있어서 먹을 것을 구하기도 매우 편리했다. 객실은 시티뷰였는데 고층빌딩 숲에 들어온 것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왠지모를 안락한 기분까지 들었다. (어쩌면 나는 반복해서 보이는 시골풍경이 지금 더 불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이애미에서 현대미술관을 가고 미술관이 바다옆공원안에 있다보니 공원을 걷기도 했는데 도시가 기대보다 아름답고 분위기도 좋았다. 바로 앞에는 멋진 빌딩들이 즐비했는데,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건물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건물이라고 한다. 그 건물 펜트하우스를 베컴부부가 구입했다고 한다. 

돌아오는날은 뭘 하기도 애매해서 Bayside market도 구경할겸 배도 타볼겸 Millionaire's mansion tour를 신청했는데 막상 남의 별장을 구경하는 것보다는 바다편에서 마이애미 도심의 skyline을 구경하는 것이 좋았다. 배는 너무 많은 인원을 태워 별로였지만, 그만큼 저렴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관광상품이 인기가 있어 여러 배가 star island를 도는데, 막상 그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갑부들은 스트레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간격으로 배들이 매일 자기 집과 자신의 요트앞을 구경하며 손을 흔들어대니까... 조만간 항의로 인해 이런 관광상품이 없어지거나, 부자들이 집을 팔고 나가던지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함께 하다보니 이번에도 역시 내 욕심을 70-80% 밖에 채울 수 없는 여행이었다. 세노테 다이빙을 한다거나, 자전거를 타면 좋을 것 같은데 타지 못하고, 메트로무버를 타고 브리켈이나 리틀하바나의 밤모습을 더 구경하고 싶은데 못하고 숙소로 일찍 돌아가서 쉰다거나, 베이사이드 마켓을 걸으며 구경도 하고 여행지의 바이브도 느끼고 싶었는데 아이들의 체력때문에 이런것들을 다 하진 못했다. 하지만 뭣이 중요한듸? 이렇듯 화살처럼 지나치는 한정된 시간속에서, 어린시절의 내 아이들과 같이 추억의 탑을 쌓는것보다 더 귀중한 것이 있을까 싶다. 부디 여행지의 기억들이 선명하고 예쁜 기억들로 아이들의 장기기억소로 들어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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