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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곡/미국살이

D+6. 일곱째날. 수요일

Rhapsodist@ 2024. 8. 1. 12:08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나보다 시차적응이 늘 느린 남편은 새벽마다 일어나서 요리를 한다. 아침에는 도마소리에 잠을 깨게 되는데, 좋다기 보다는 나도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들어 불편하다. 어쨌든 남편이 한 요리는 맛도 괜찮기 때문에 아침부터 만두국과 파전을 맛있게 먹었다. 오늘 오전에는 SSA 예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이번에 Geinsville (바로 옆 도시)로 같이 연수를 온 S교수로부터 운전면허증 사진을 찍기 위해서 꾸미고 가야한다는 정보를 들은 남편은 식사후에 분주하다. 남편이 한참을 단장하느라 우리는 하마터면 늦을뻔 했다. 지구반대편에서 아침부터 만두국이라니.. 놀랍도록 맛이 한국에서와 똑같다. 예약을 했지만 30분 정도를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밖에서 서서 여름 플로리다의 뜨거운 공기를 맞으며 Progressive 사로 차를 구입하지 않았다는 딜러사 증명을 하기 위하여 전화를 했는데, 콜센터에서 어김없이 기다리라 하고 10분쯤 더 대기하게 하는 바람에 30분정도를 더운 밖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나서 결과는 실패. 딜러사인은 있는데 나의 사인은 없다며 내 사인을 해서 다시 제출하라고 한다. 어제 콜센터에서 내 사인도 해서 보내라고 했던게 이제야 기억난다. 외국어로 들은 정보는 들었다 하더라도 기억이 잘 되지 않나보다. 

남편 이름이 불려서 같이 SSA 직원을 만났는데, 나는 예약을 따로 하지 않았으므로 내 일은 처리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병원 외래직원만큼이나 무표정의 사무적인 태도의 흑인 여성이다. B의 SSN denial letter를 주면서 QR 코드가 인쇄된 종이를 나한테 주면서 예약을 하라고 한다. 온김에 번호표를 뽑아서 한두시간 더 기다릴까도 생각했는데,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SSN신청은 예약하지 않고 오면 안해줍니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아서 그냥 예약하고 다른날 오기로 했다. 어짜피 B의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옆에 타고 다니다가, 나는 SSN을 발급받은 후에 운전면허증을 받아도 되지 않을까? 

사실 어제 B가 따라다니면서 나도 예약을 하기를 권유했는데, 전화하기가 싫기도 한데 B가 계속 채근하니 괜한 오기가 생겨서 예약하지 않고 버텼다. 설마 부부인데 같이 처리해주지 않겠어? 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정말 B의 말대로 되어버리니 머쓱하기도 하고 아까 콜센터때문에 뜨거운 공기속에 한참을 서 있었던 탓인지 정신이 fainting 되기 시작했다. 어지럽기도 하고 속이 좋지 않았다. 컨디션이 갑자기 매우 저조해진 나는 거의 실려오듯이 집으로 돌아와서 점심도 먹지 않고 한참을 앓아누워있었다. 아마 오전에 혈압이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더운곳에서 너무 집중했기 때문인가보다. English listening이 서툴어서 공식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는 신경을 바짝 써야만 한다. 

오후에는 일주일동안 훌륭하게 우리의 발이 되어준 렌터카 TAHOE와 작별을 했다.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Drop off 장소는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곳이어서 아주 쉽게 반납하고 돌아왔다. 오후가 되니 점점 컨디션이 회복되어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오후 5시에 다운타운 근처까지 가서 nightable을 중고로 사올 생각이었는데, 거기까지 가기는 무리일 것 같아 취소를 했다. 30분 이상 거리에서 볼 볼일은 하루에 한 건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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