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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름휴가 4일차

Rhapsodist@ 2019. 7. 31. 17:44

일요일에 출벌헌 알주일짜리 오키나와 휴가 4일째이다. 아점 후에 수영장에서 좀 놀다 간단하게 태닝, 샤워 후 쾌적한 몸과 마음 상태로 호텗방에서 블로그를 쓰고 있다. BGM은 Childish Gambino의 Feels like Summer.. 완벽한 순간이다. 

떠나오는 첫 날은 지옥같았다. 토요일 콕사키구내염으로 둘째가 갑자기 입원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억지로 두시간만에 짐을 챙겨 출발. 피부는 다 뒤집어지고 컨디션도 최악. 어질어질하기까지 했다. 첫 날은 호텔체크인을 하고 일식집에 가서 모듬초밥을 챙겨먹고 아메리칸빌리지에 가서 관람차를 탔다. 다행히 큰아들이 좋아해주는 바람에 덩달아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관람차에서 구경한 예쁜 석양도.. 일본답게 큰 건물이 좀처럼 드문 오키나와는 시야가 좋아 하늘이 8:2 비율로 늘 보인다.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비율인 듯 하다.

둘쨋날 월요일은 오니기리 브렉퍼스트에서 아침을 먹고 북부로 출발.. 만자모를 거쳐 츄라우미 수족관을 다녀왔다. 만자모로 가는길에 뽀로로 영화를 열심히 차에서 감상하던 아들군은 갑자기 뒷목이 아프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니 멀미까지 겹쳤는지 만자모에서 짜증이 폭발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만자모로 가는 길에 번갈아서 안고 업고를 하던 우리는 결국 포기하고 차로 돌아가고 말았다. 다행히 츄라우미로 가는 길에 한숨 주무신 아들군은 체력을 회복하여 돌고래 스플래쉬도 열심히 참여하고 고래상어를 찾아 씩씩하게 츄라우미 구경을 즐겁게 마쳤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저녁수영까지 하며 알찬하루를 보냈다. 처음에는 수영장 미끄럼틀을 혼자서 못타는 아들군이 이번 여행부터는 드디어 혼자 미끄럼틀을 즐기기 시작했고 그 날 저녁에만 서른번 이상을 반복해서 타는 씩씩함을 보여주었다. 대견하면서도 약간은 섭섭한 마음이 들지만 몸이 편해지니 즐거운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셋째날 화요일은 B의 소원인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나의 컨디션은 최악인데다가 용품까지 빠뜨리고 해변에 간터라 물에 발조차도 담그고 싶지 않았지만 스노클을 못 써서 B와 울며불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아들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원해서 발을 담근 것은 아니었지만 산호로 이루어진 해변이어서 그렇게 사람들이 산호를 밟아대는데도 물고기가 종종 지나다녔다. 물에 들어가서 몸을 푸니 기분도 좀 좋아지고 무거운 몸도 약간 회복이 되어 돌아올때쯤은 즐겁게 오리발을 끼고 유영하고 다녔다. 이렇게 해변에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는 곳은 거의 못 가봤는데 수중환경이 생각보다 좋은 섬이었다. 다이빙에 대한 향수가 갑자기 밀려와서 조금 센티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노클링을 다녀와서는 오는길에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아들군은 B군과 호텔수영을 한 번 더 하고 나는 그 사이 조금 쉬고 해변을 산책할 수 있었다. 우리 호텔 근처는 서쪽 해변으로 선셋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어서 호텔 근처 해변펍에서 맥주 두 잔과 오렌지 주스 한잔을 시키고 우리는 기분 좋게 선셋을 감상할 수 있었다. 

넷째날인 오늘은 원래 계획은 공룡공원, 후르츠공원, 쿠라미섬이었으나 늦잠을 잔데다 호텔에서 나오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걸려서.. (나오다가 아들군 쉬 때문에 다시 돌아감.. 내가 지갑을 놔두고 옴..) 그냥 호텔 수영장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브런치는 근처 주택가에 있는 평이 좋은 브런치집을 갔는데 인생프렌치토스트를 먹을 수 있었다. 프렌치에서 먹는 프렌치토스트보다 훨씬 더 맛있는 느낌.. 이쯤되면 토스트이름의 주인을 넘겨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페니즈토스트.. 가 더 맞지 않을까.. 주인장이 젊고 레게머리를 한 사람이었는데 서핑을 좋아하는지 가게 전체가 서핑에 관련된 것들로 예쁘게 장식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뭔가 약간은 투박해서, 이십대 초반에 본교에 다니던 때 후문에서 자주가던 자그만한 손님이 거의 우리밖에 없던 까페를 떠올리게 했다. (소금쟁이..) 그렇지만 메뉴는 아주 컨템프러리하게도 아보카도를 메인으로 하는 브런치를 추구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후추와 소금을 많이 써서 건강에 그렇게 좋을 것 같진 않았지만 올리브유가 좋아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다. 아들을 위해시켜준 베리베리에이드도 아주 상콤하니 맛있었다. 굳굳.....베리굳. 몇 년만에 필을 받아서 선탠도 하고.. 이 극성수기(학원이 방학하는 주.. 한국 부모들은 모두 같은 주에 동시에 휴가를 간다) 에 한국에 있는 리조트를 갔더라면 콩나물 한 줄기가 되어 콩나물 시루같은 수영장에서 다른 사람 발에 차이고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붐비지 않으면서도 대다수 호텔이용객이 동북아인이어서 국내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제 나이가 드니 동양인이 많은 곳이  더 좋은 가보다. 웃기게도 이 호텔은 힐튼계열이어서 대형체인호텔이 주는 안락함을 주면서도, 수영장 지붕은 또 류큐왕국의 아이콘인 해태같이 생긴 동물이 기와위에 올라가 있다. 투숙객은 90%가 동양인이서 동양인이 이용하기에 안락하다. 이게 바로 원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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