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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5. Part 2. Leif Ove Andsnes’s pianoforte in Lugano 본문
도착해서 늘어져있는것만도 귀찮은데, 저녁 8시반에 Leif Ove Andnes 이 분의 피아노 콘서트가 예약되어있었다. 아, 괜히 예약했네. 귀찮네. 가지말까? 안 간다고 해도 아무도 모를텐데.. 또 어떻게 거기까지 가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침대에 누워서 몇 시간동안 네이버 뉴스 검색만 하면서 분개할까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예약한거니 가기로 하였다.
또다시 길치 본능은 작동되어서 구글맵과 반대방향으로 걷기를 몇 번. 그 와중에 구글맵 이녀석도 오작동해서 계속해서 먼 정거장을 안내해서 그만큼 걷지 않아도 될텐데 외진 정류장에서 혼자 내려 더 많이 걷게 되었다. 루가노에서는 구글맵도 먹통, 나도 먹통이다. 아무래도 미국 사람들이 유럽지리에는 취약한가보다.
그러는 바람에 예상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왔지만, 딱맞게 도착했다. 콘서트홀은 평범한 콘서트홀로 내가 사는 도시보다도 작았고, 별다른 특성은 없었다. 지역유지들이 다 모였는지 거리에서 보던 루가노사람들보다 훨씬 잘 차려입은 50~60대로 보이는 분들이 서로 계속 인사를 했다. 몇 십명이 단체로 왔나? 라는 생각까지 들만큼 다 아는 사이 같았다. 루가노 클래식 동호회인가? 다 부자같아 보이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내또래의 사람도 드물 뿐더러, 아시아인은 나밖에 없어보였다.
’흠. 그렇다면 내가 Oriental beauty를 보여주어야겠군…‘
그런데 막상 연주를 시작하니 자리가 좋기도 했지만 피아노 소리가 굉장히 잘 전달되었다. 전체적으로 잘 설계된 콘서트홀인 것이다.
역시! 하면서 만족하면서 관람을 했다.
1부 첫곡은 슈베르트 소나타 14번. 두번째 곡은 Geirr Tveitt라는 노르웨이 작곡가의 29번 소나타.
Geirr Tveitt라는 작곡가는 생소해서 호텔에서 한 번 다시 들어보았는데 아직 말러도 입문하지 못한 나에게는 너무 난해하게 들렸다.
역시 그래서인지 Geirr Tveitt 소나타전에는 Leif가 마이크를 들고 나와서 작곡가와 곡에 대한 설명까지 직접 해주었다. 노르웨이 작곡가의 생애와 화재사고로 인해서 그의 곡이 70-80%가 타버렸다는 것도. 운좋게 이 소나타는 살아남았다고 하면서.
사실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2악장의 경우에는 15분정도 되는데, 분명히 졸 것 같았다. 그러면 오리엔탈 뷰티를 전파하지 못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걱정은 그냥 기우였다. 라이프는 내가 미리 들어봤던 레코딩과는 비교도 안되게 예술적으로 게이르 트바이트를 멋지게 연주하였고 한편의 연극이나 전위예술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처음보는 기법으로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피아노에 기대어 음을 유지시키도 하였고 터치도 계속해서 변주를 주어 긴 곡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끔 했다.
나는 이런 새로운 연주기법은 처음 보았다.
2부는 슈베르트의 즉흥곡, 브람스 환상곡으로 평이한 선곡을 했고 이 정도는 뭐 나한테는 껌이지 라는 느낌으로 누워서 떡을 먹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 같았다.
연주자가 게이르 트바이트 곡의 연주에 사활을 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나도 이제 나만의 분야를 개발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하는 압박이 들었다. 언제까지 이분야 저분야 기웃기웃 거릴 수는 없지 않은가.
드물고 파이가 작은 분야라도 나만의 분야를 하나 정해서 파야되지 않을까?
어쨌든 라이프가 분야는 완전히 다르지만 피아니스트도 저렇게 노력하는것을 보여주니 자칭 전문가인 나에게도 한 번 경종을 울려주었다.
‘야임마, 이제 너도 하나 파야지?’ 하면서 뒷통수를 딱 때리는 기분.
그러고 또 이리저리 헤매다가 어떻게 열한시가 넘어 호텔에 들어왔는데
어제는 밤새도록 음악이 울리는 꿈만 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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